거룩한 포기


거룩한 포기

우리집 근처에는 천주교계통의 사립고등학교가 있습니다. 그 옆에 카톨릭교회가 있는데, 항상 지나가면서 보이는 인상적인 글이 벽에 써 있습니다. 선명하게 ‘포기하지 말라(Never Give up)’고 크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주는 메시지이고, 그곳을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참고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는 세상일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금연하려고 했던 사람이 이 글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혼자 웃기도 합니다. 포기하면 안되는 일들이 있지만, 포기해야 할 것들도 정말 많이 있습니다. 며칠전 한국교회와 우리 기독교를 진심으로 고민하고 걱정하는 한 목사님과 진지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얼마전 한국사회에서 종교에 대한 신뢰도 조사를 했는데, 우리 개신교에 대한 신뢰도가 19.4%라는 놀라운 발표를 했습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4.6%였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우리의 상황입니다. 목회자로서 저는 부끄러운 정도가 아니라 죄스러운 마음입니다. 세상이 교회와 교회를 담당하는 목회자들에 대한 신뢰가 그 정도라고 생각하니 머리를 둘 수 없을 정도입니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의 개신교에 대한 신뢰도는 8.6%였습니다. 이 정도면 심하게 말하면 우리가 전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우리 교회들과 목회자들은 교회목회를 하면서 세상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교회공동체에 들어오게 하는 사역을 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우리들로 인해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는 역설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한 길은 교회가 진심으로 포기하는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교회와 목회자들이 가진 특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교회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의미없는 교회성장을 위해 열심을 내는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높아지고 많이지고 화려해지는 교회건축 또한 포기해야 합니다. 그때 새생명이 꿈틀거릴 것입니다. 그래야 주님이 우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