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승: 사순절 한 가운데를 지나며


사순절 한 가운데를 지나며

이상승

 

오후에 한창 일하는 중간에 비가 내렸다.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 집으로와 샤워를 막 끝내고 책상에 앉아 목사님이 올리신 글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목사님이시니까 한국교회를 걱정하시고 회개를 촉구하시는 글을 쓰시면서 에둘러 표현하시느라고 엄청나게 힘드실 것이다. 나는 목사님보다 더직선적으로 가야겠다.

정녕 우리(한국 그리스도인)는 미래가 있는가? 만약 오늘 주님앞에 선다면 불호령 듣지 않을 수 있을까?

이리저리 생각해보고 궁리해봐도 부정적이다. 요새는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아니라 세상이 우리를 걱정하는 시대다. 상식이 주님의 교회안에서 부정되는 시대. 세상이 다 아는 세계 최대교회의 원로 목사님은 세상법정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당신은 아간이 아니라고 교인들에게 말씀하셨지만 엘리제사장은 될 것이다. 어떤 대형교회 목사님은 아들 목사님께 세습하면서 그것은 세습이아니라 계승이라고 강변하신다. 구약에서 많이 있던일이라고. 그리고  95%교인이 찬성했다고. 어떻게 닳아도 조국의 북쪽사회와 그렇게 닮아가는지 모르겠다.

어떤 교회는 미화로 3억불을 들여 서울 한복판에 교회를 건축했다. 존 맥아더 목사가 그 사실을 인터뷰중에 듣고 사실인가 재삼 재사 확인했단다.

나는 어제 사반세기전 유명을 달리한 한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진정 그녀가 이 세대의 예언자가 아니었나하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렇게 시니컬하게도 풍자를 곁들여 그녀는 시를 썼지만 나는 그 시를 읽으면서 숯불을 머리에 얹어놓은듯 했다.

나는 여기서 그 시의 마지막 부분을 인용한다.

<행방불명되신 하느님께 보내는 출소장>

-중략-

이 곤궁한 시대에

교회는 실로 너무 많은 것을 가졌습니다.

교회는 너무 많은 재물을 가졌고 너무 많은 거짓을 가졌고

너무 많은 보태기 십자가를 가졌고

너무 많은 권위와 너무 많은 집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파당과 너무 많은 미움과

너무 많은 철조망과 벽을 가졌습니다.

빼앗긴 백성들이 갖지 못한 것을 교회는 다 가졌습니다.

잘못된 권력이 가진 것을 교회는 다 가졌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벙어리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장님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귀머거리가 된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오직 침묵으로 번창합니다.

의인의 변절을 탓하던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합니다.

옳은자들이 당신의 이름을 더 이상 부르지 않는 시대가 오기 전에

하느님, 가버나움을 후려치듯후려치듯

교회를 옳음의 땅으로 되돌려

참회의 강물이 온갖 살겁의 무기들을 휩쓸어 가게 하소서.

새소리 참소리 태어나게 하소서

거기에 창세기의 빛이 있사옵니다 아멘……

<고정희>

 

 

마음이 무겁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목놓아 터트리고 싶은 통곡을 견디고사순절 끝까지 가보자. 주께서 우리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는지 주의 세밀한 음성을 들어보자. 우리의 회개를 바라시는 주님의 음성속에서 시인이말하는 새소리 참소리에 귀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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