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사람들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이웃인 나 (이미애 집사)
2014/04/28 댓글 남기기
세월호에 대한 생각에 미치면 표현을 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로 인해 가슴은 쓰리기만 하다.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과 어린 친구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지고가야할 상처를 생각하면 가슴이 더 답답해온다. 그들이 앞으로 살아갈 때에 지금의 슬픔보다 더 진한 고통이 그들의 가슴을 얼마나 할퀴고 짓누를까….
또 하나의 슬픔이 내 곁에 있다.
지난달 3월에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던 우리반의 꽃같은 그 아이.
검은 상복을 입고 엄마를 보내는 자리에서 서 있던 아이.
안아주는 나를 보며 울었던 그것은 엄마와의 이별때문이리라. 그 아이가 앞으로 살면서 엄마의 빈공간을 느낄때마다 함께할 아픔을 생각하면 어떤 위로의 말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꼬옥 안아주는 것 밖에는….
이제 5월을 맞으면 교과서 마지막 단원의 ‘어머님 은혜’에 대하여 공부하고 카네이션을 우리반 아이들과 같이 만들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을 어떻게 지나가야하나 그 아이 앞에서…
지난 9년동안의 시간은 내게 있어서 혹독한 훈련을 받은 훈련병과도 같은 삶이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치뤄야했던 훈련들. 핍박, 모함, 배신, 그리고 궁핍함까지 나를 우겨싸려는 상황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일하게 열려있었던 위만 바라보아야했다. 답답함과 지독한 외로움속에서 터져나왔던 그 많은 눈물들로 인하여 위로부터 많은 은혜가 있었기에 그 시간을 잘 견디어 내었다고 생각했었다.
작년 우리가족의 발걸음이 새하늘우리교회로 향하였을 때, 그 1막의 시간들이 서서히 닫히고 2막이열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별 기대없이 그저 3일동안 밥할 걱정없이 쉰다는 것에만 의미를 두고 참석했던 KWE영성 훈련의 시간들. 거기서 나는 그동안 훈련병일 때 받았던 상처, 그리고 인식이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살면서 내안에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었던 상처들이 다 쏟아져 나와 온전히 치유되는 은혜를 경험 하였다.
그 은혜는, 우리반의 그 아이와 같은 나이에 아버지를 떠나보낸, 남편의 아픔을 보게 하였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도 느끼게해주었다.
나를 상처에서 온전하게 치유하신 주님의 그 큰 은혜가 남편을, 그 아이를 그리고 세월호에 떠나보내고 가슴아픈 많은 사람들을 회복시켜주실 것을 기도한다.그리고 또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에 있는 상처들까지도… .
(이미애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