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스승의 날


아픈 스승의 날

며칠전 유치원에서 교사로 섬기고 있는 집사람이 스승의 날(Teacher’s appreciation day)라고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 선물해 준 축하 카드와 쵸코렡과 같은 작은 선물을 풀어놓았습니다. 이제 한글을 막 배운 아이들이 선생님 감사해요 라고 하는 큼직한 글씨를 쓴 카드를 보며 혼자 빙그레 웃었습니다. 그 귀여운 카드들과 작은 선물들을 보며 한국의 스승님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스승의 날에 학교와 교회의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카드 혹은 꽃다발을 보냈는데, 미국에 와 있다는 핑계로 그러지 못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부족하지만 지금의 제가 이렇게 삶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제 능력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이루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엊그제 뉴스를 보니 한국의 스승의 날에 꽃을 달지 못하는 선생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스승의 날인데도 세월호 참사 때문에 선생님들이 제대로 꽃을 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주는 꽃을 달 수 없는 그 학교의 선생님들 때문에 자신들도 꽃을 달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한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학생들을 도왔던 선생님들의 영전에 제자들이 올린 스승의 날 꽃을 보니 마음이 쓰립니다.

제가 대학다닐 때 교원자격증을 위한 교직과목을 했고, 한달 동안 교생실습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사회적으로 중고등학생들이 입시로 인해 자살을 하는 아이들이 많은 힘든 시기였습니다. 마침 교생실습 나갔을 때가 5월이었고, 스승의 날이 있었습니다. 교생 담임이었던 강선생님이 계셨는데, 정말 귀한 선생님이었습니다. 교직으로 인생을 바꿀 생각까지 하게 하신 분입니다. 스승의 날, 다른 교사들이 선물을 받고 기뻐하시는데, 강선생님은 침울하고, 행사하는 운동장에도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간 후에 강선생님은 무겁게 이야기하셨습니다. 입시와 비인간화 교육의 현실에서 아이들이 죽어 가는데, 어떻게 스승의 날에 스승으로서 꽃을 달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스승님의 마음이었습니다. 그 강길식선생님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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