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때부터


바로 그때부터

제가 미국에 오기 한해 전 한국사회에는 뜨거운 모래시계 열풍이 있었습니다. 1995년1월에 시작한 24부작 모래시계는 광주민주화사건등 한국사회와 역사의 부끄럽고 아픈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면서, 인간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던 뛰어난 드라마였습니다. 이 모래시계를 하는 날이면 직장인들이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일찍 집에 들어왔기 때문에 귀가시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사회의 폭력으로 인해 조직폭력배가 된 태수(최민수)는 광주에 갔다가 뜻하지 않은 광주사태를 접하게 됩니다. 우석(박상원)은 가난하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법대에 가고, 특전사에 징집되어 군에 갔다가 광주사태를 겪게 됩니다. 한 사람은 광주사람들을 지키는 양심가로, 한 사람은 광주사람들을 학살하는 특전사 군인으로 투입되었다가 불꽃같은 만남을 하게 됩니다. 무고한 희생으로 인해 충격을 받았던 우석은 멀리 양심을 지키고 있는 태수를 멀리서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난후 우석은 광주의 트라우마 속에서 양심적인 검사가 되고, 태수는 조직폭력배의 보스가 되어 암흑가를 지배하게 됩니다. 결국에는 친구 태수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게 되는데, 마지막 날 교도소에서 만납니다. 이때 우석은 태수에게, 광주에서 시민군속의 태소를 보았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태수는 말합니다. 그때부터 자신들을 학살하려했던 우석은 양심적인 삶을 살았고, 그때부터 양심과 정의의 편에 섰던 자신은 어둠의 길을 걸어갔다는 것을 말합니다. 과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가 인생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우리 모두를 마음 아프게 했던 세월호 사건이 100여일이 되었습니다. 한국사회의 어둠과 그늘을 보여주었던 이 사건은 그 사건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로부터 우리 국민이 회개하는 마음으로 사회적 변화가 있다면 그들의 죽음은 의로운 죽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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