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과의 대화 (박준기 목사님과 사모님)
2014/11/04 댓글 남기기
오랜 시간 동안 미국에서 한인 교회를 섬기신 박준기 목사님과 사모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인터뷰 진행을 해주신 장효수 목사님께 감사 드리고, 귀한 시간 내주신 목사님과 사모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장: 목사님과 사모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가족 소개부터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박: 우선 제 아내는, 나의 Boss이자 저를 도와주면서 평생을 같이 한 사람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네명인데 딸이 셋, 아들이 하나이고, 손자까지 합쳐서 8명입니다. 저는 육남매 가정 (큰누님과 오형제)에서 자랐는데, 넷째인 저를 포함하여 오형제가 모두 목회를 했습니다. 셋째 형님과 동생이 LA에서 목회를 했었고, 저도 LA에서 함께 목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조카들도 일부 목회를 하고 있어서 10명이상이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장: 다섯 형제분 모두 목회를 하시고, 그 자녀들까지 목회자를 배출한 목사님 가정은 아주 특별한 것 같습니다. 목사님께서 신학과 목회를 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박: 늘 의롭고 옳게 살라는 아버님의 가르침 속에서 교회에 출석하면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고등고시를 준비하면서 공무원을 준비하던 중에 ‘지금이 마지막 때’라는 윈스턴 처칠의 이야기에 강한 도전을 받았습니다. 하물며 정치가도 이 세상이 마지막 때라고 이야기하는데,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공무원 생활을 정리하고 결혼하고 1961년에 신학교를 졸업하면서 본격적으로 목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장: 한국에서의 시골교회 목회는 어떠하셨으며, 미국으로 오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박: 지금 돌아보니 약 40여년 목회를 했습니다. 충남 보령군에서 세 곳의 교회를 전도인으로 1년간 섬겼는데, 정말로 고생도 많이 했고 그로 인한 기쁨과 보람도 컸었던 것 같습니다. 신학교 졸업 이후 친구의 권고와 조언으로 보령 미산면에 있는 교회를 1년간 섬기 되었습니다. 좀 더 안정적인 큰 교회를 갈수도 있었지만, 제가 그 교회에 가지 않으면 그 교회는 문을 닫아야한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결심을 하여, 약 1년간 그 교회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많은 고생과 어려움 끝에 마침내 그 교회가 회복되어서 1년후에 후암교회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으로 오게 된 것은, 1975년 3월 14일 (금)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LA로 가셔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셋째 형님의 섬기시던 교회에 부활 주일 설교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공장에서 청바지 찢는 일을 2년간 하다가 1977년에 미국 오순절 교단에 임명되어 22년간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목회했습니다. 그러다가1998년말에 은퇴를 하게 되어 큰딸이 있는 산호세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장: 교회에서 목회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입니까?
박: 보람도 있었지만 교회의 책임자들과 마음이 맞지 않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나는 것은 산골 교회에서 목회할 때 책임자들 간에 분쟁이 일어나서 온 마을이 갈등에 있어서 주일날 예배를 드릴 수 가 없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주일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되어 그 대신 산에 올라가서 몇시간 째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었는데, 마을 성도들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그만 내려오시라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이민교회를 섬기면서는,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목회할 때 백인들의 문화와 이민자들의 문화 차이로 생겼던 어려움, 교회를 차지하려는 교단간의 이해 관계, 지역 사회에서 겼었던 갈등들이 아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어려움들이 닥칠 때에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하나님만 믿고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장: 박목사님께서 오랜 기간 동안 이민 교회를 섬겨오셨는데, 미국에서의 이민 한인교회의 특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 당시에는 이민자들이 타지 생활에서 겪는 외로움을 풀 수 있는 유일한 곳이 한인 교회였고, 일자리를 찾는 것도 교회를 통해 해결했었습니다. 또한 아이들 학교 문제와 정착을 하는데에도 한인 교회가 도움을 주어야했습니다. 안타까왔던 것은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면 교인들이 좀 더 크고 좋은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 목회자도 이민자이므로 똑같은 문제가 있었지만, 교회내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하느라 가족들을 잘 챙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알아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학교에도 진학하고 미국 사회에서 잘 정착하게 되었는데 모든 것이 하나님이 도와주시고 갚아주신 것 같습니다.
장: 사모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만, 자녀들을 키우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셨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사: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교인들을 도와주느라 아이들에게 신경쓸 여력이 없었는데, 아이들이 알아서 커서 약사와 의사가 되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알아서 그 힘든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첫 이민 목회 할 때라서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일했던 것 같아요. 금요일 일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교인 10여명이 갑작스레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부지런히 저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예전에 하나님께서 기도 중에 보여주셨던 환상이 있었어요. 하나님께서 아주 크고 멋진 면류관을 주셨는데, 제가 불평할 때마다 보석이 하나씩 사라지는 환상이었지요. 아무리 힘들어도 하나님의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가지고 불평하지 않고 일해야한다는 깨달음을 주셨지요. 아이들은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키워주셨다고 생각해요.
장: 초기 한국 이민 사회가 정착하는데 두 분께서 여러가지 섬김을 통해 큰 기여를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새하늘 우리교회 창립부터 10여년간 우리 교회를 다니셨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새하늘 우리교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사: 저희가 30년간 이민 교회를 섬기면서 했던 고생을 생각해보면, 새하늘 우리교회의 합심하고 단결하는 교회의 모습이 참 보기좋고 감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특히 목사님의 원만한 성격과 친절한 모습이 성도들과 좋은 화합을 이루어가는 것 같아요.
박: 새하늘 우리 교회가 장점이 많지만, 그중에 가장 좋은 것은 교회가 하나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봉사하고 팀별로 사역하는 모습들이 아주 좋습니다. 화합을 이루고 하나되는 모습, 그것이 새하늘 우리교회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장: 부모님과 같은 두분이 교회에 계셔서 참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앞으로 새하늘 우리교회가 관심을 갖고 선교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런지 조언 부탁 드립니다.
박: 교인들의 일상 생활이 하나님의 자녀답게 의롭고 올바른 삶이 되는 것이지요. 직접, 간접으로 주위에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베푸는 생활입니다. 그것이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생활이겠지요. 신앙을 생활화하고, 생활 자체를 신앙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주일 예배는 온전한 크리스천으로의 삶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지요.
장: 목사님께서는 한국에서 목회를 하셨고, 지금도 한국 교회에 대한 관심이 높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해야할 것들과 회개해야할 것들은 무엇일까요.
박: 요즘의 무기력한 한국 사회의 모습은 교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명의 목회자들과 젊은 교육자들이라도 뜻을 같이 해서, 온갖 부정과 비리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이제는 교회가 새롭게 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나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와 교육자들이 나서서 이제는 인성 교육에 힘써야합니다. 교세 확장과 부흥에만 관심이 있고 올바른 인성 교육을 하지 못하는데는 한국 교회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많이 모인다고 부흥이 아니지요. 하나님의 영향력과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 올바른 인성 교육을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스천 가정에서 신실한 믿음의 가정을 이루기 위해 해야할 일은 무엇입니까? 젊은 가정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합니다.
사: 자식들을 위해 기도의 제단을 쌓고, 함께 가족예배를 드리세요. 가족들간의 믿음의 소통이 단절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는 대화가 있을 때 건강한 가족 관계가 유지되고 함께 믿음의 성장을 이루어갈 수 있는 것이지요. 하나님 앞에 진지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에게도 올바른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부간에 싸우지 않고 정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합니다.
박: 가정 예배는 이 사람이 (사모님) 주관으로 진행하지요. 특히 교역자의 가정은 아이들이 아주 잘되거나 아니면 아주 곁길로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옳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목회자는 말씀을 전하는 사람인데, 실제 생활은 다를 수가 있지요. 그러면 아이들이 곁길로 가게 됩니다. 교역자의 생활이 진실하게 나아갈 때 아이들이 올바르게 크게 됩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고 하나님의 창조의 역사에 동참하는 인간성을 갖추는 교육이 정말로 중요하지요.
장: 이러한 자연스러운 교육이 가정 내에서 이루어진다면, 부모님이 좋은 나무가 될 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좋은 열매가 되는 것 같습니다. 목사님, 이제 은퇴하시고 지금 하고 싶은 것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일 이외에 개인적으로 하시고 싶은 일이 있으신지요?
박: 첫째는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축복의 삶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니 참으로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고, 두번의 큰 건강의 고비에서 하나님께서 지켜주셨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건강을 잘 지키면서 직접으로 혹은 간접으로, 삶을 통해서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소망입니다. 의롭게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편지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사: 시간과 여력이 된다면 좀 더 공부를 해보고 싶습니다.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면 정말로 일하느라 바빠서 충분히 공부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별히 성경 66권을 통달해서 깊이 있는 영적인 깨달음이 있으면 좋겠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영적인 교양과 수준을 갖추고 싶습니다. 정말 다른 것 바라는 것 없고, 하나님 말씀 잘 배우고 공부해서 남은 시간동안 전도도 하고 하나님 나라에 가는 것을 준비하고 싶습니다.
세 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함께 해주신 인터뷰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