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생명을 함께 지키고 싶은 집사님께


교회의 생명을 함께 지키고 싶은 집사님께

오늘같이 맑고 푸른 4월을 왜 엘리옷(T.S Elliot)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질문합니다. 현대인의 정신적 황폐를 다루는 시 황무지(The Waste land)라는 시에서 그는 시대를 그렇게 노래를 했습니다. 우리에게 부서지는 햇볕이 따스하고 우리를 감싸주는 것 같은데, 4월은 왜 잔인하다고 하는 것일까?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에서 그 약한 생명들이 그 땅을 뚫고 나오는 것을 그는 잔인하다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미국에 오고 나서 몇해가 지나지 않아 충격적인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900발의 실탄으로 난사를 하여 13명의 학생들과 교사들의 생명을 잃게 한 사건이 4월이었고, 8년 전 한인 대학생 조승희에 의하여 버지니아공대에서 33명이 생명을 잃었던 것도 4월이었습니다. 미국의 우리 한인들에게 상처로 남아있는 LA 4.29폭동도 4월이었습니다. 한국의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맞서 싸웠던 4.19혁명도 4월이었습니다. 304명의 가엾은 생명을 차가운 물속에 수장시켰던 세월호 사건도 4월이 되었습니니다. 4월은 정말 잔인한 달입니다.

사랑하는 집사님

주 안에서 모든 가족들이 평안하신지요. 4월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뜨겁지 않은 상긋한 바람이 참 좋은 때입니다. 이번주 아이들이 방학이라서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셨겠지요. 아이들은 너무 빨리 자라기 때문에 아이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어떻게 하든지 아이들과 귀한 시간들을 만들기 바랍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도, 또 우리 부모들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지금 우리의 시간은 항상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입니다. 그 시간마다 함께 만들어가야 할 모자이크의 그림이 있는 것이지요.

집사님, 이제 두 주만 지나면 새하늘우리교회의 11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11주년을 맞이하는 목회자로서 하나님 앞에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한 마음이 겹쳐지는 때입니다. 창립 주일 때가 가까워지면 항상 목회자로서 반성문을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귀한 뜻이 있어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교회인데, 이 거룩한 사명을 위해 우리 교우들을 허락하시고 만나게 해 주셨는데, 이 부족한 목회자로 인해 주님의 뜻이 온전히 열매 맺어지지 못한 것이 하나님과 교우들 앞에 부끄러운 심정입니다. 우리 지역에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말씀을 전하는 전도와 사랑을 전하는 선교를 통하여 교회의 지평을 더 넓혀 나가야 함에도 지난 10년동안 그렇지 못하였던 우리의 모습이 죄송한 마음입니다.

집사님, 우리교회는 작은 교회가 가장 좋은 교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대형교회 지향성도 아닙니다. 때로는 큰 교회를 향한 소망들이 있기는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그렇게 이끌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합당한 교회의 규모와 조직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처음 교회가 시작되고 나서는 작은 규모에서 성장을 해 나가는 것이지만, 작은 규모에 익숙해지고, 정체하게 되면, 주님의 일에 집중하기 보다는 교회공동체 유지에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 10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교회의 틀을 다듬어 왔고, 나름대로의 교회의 사역과 틀을 정착시켜왔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요, 교인들의 헌신과 희생 때문이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보아왔던 이 목회자의 입장에서 지금은 새로운 교회의 발자국을 만들어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교회의 상황이 좋고 익숙하기에 자족하게 되면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거듭나야 할 교회가 생명력을 잃어버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발자국은 어느 누구, 몇 사람이 아니라, 우리교회 모든 사람들이 마음과 뜻이 모아질 때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그 일을 해야 할 사람이 바로 집사님입니다.

2015년 4월 셋째주일 장효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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